# 단일 pole 정착

:::goals
- 저항과 용량이 만드는 시정수 $\tau = RC$의 의미를 물통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.
- pole, zero, −3 dB 주파수가 각각 무엇인지 Bode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.
- 계단 입력 뒤 남은 오차가 지수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을 안다.
- 목표 정확도(N bit)에 필요한 시간을 $\tau \cdot N \ln 2$로 어림할 수 있다.
- "τ의 몇 배 기다리면 된다"는 경험 규칙이 어떤 가정 위에 있는지 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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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# 한 문장으로
좁은 관으로 큰 물통을 채운다고 해 보자. 처음에는 물이 빨리 차지만, 목표 수위에 가까워질수록 밀어 주는 힘(수위 차이)이 줄어 점점 느려진다. **전압도 똑같이 목표값에 "점점 느리게" 다가간다.** 이 다가가는 속도를 정하는 숫자가 ==시정수==(time constant) $\tau$다.

readout에서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난다. Source follower가 column 배선을 끌고 갈 때, 스위치가 커패시터를 충전할 때, 그 신호가 다 도착하기 전에 읽으면 오차가 남는다. 01장에서 본 ==정착 오차==다.

## RC가 τ를 만든다
저항 $R$을 통해 용량 $C$를 충전하면 시정수는 둘의 곱이다.

$$
\tau = RC
$$

저항이 크면 물이 천천히 흐르고, 용량이 크면 채울 물이 많다. 둘 다 τ를 늘린다. 단위를 맞춰 보면 kΩ × pF = ns다. 예를 들어 20 kΩ과 2 pF이면 τ = 40 ns다.

Source follower가 column을 끌 때 $R$은 SF의 출력 저항 $1/(g_m + g_{mb})$이고(05장), $C$는 column 배선과 연결된 소자들의 용량이다.

## 남은 오차는 지수로 줄어든다
계단 입력이 들어오면 출력은 이렇게 다가간다.

$$
\frac{\text{남은 오차}}{\text{계단 크기}} = e^{-t/\tau}
$$

$t = \tau$에서 남은 오차는 37%(63%가 도착), $3\tau$에서 5%, $5\tau$에서 0.7%다. 오차를 로그 축으로 그리면 직선이 된다.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.

[[lab:settle]]

## 몇 τ를 기다려야 하나
ADC가 N bit라면, 남은 오차가 1 LSB, 곧 계단 크기의 $2^{-N}$보다 작아야 "다 왔다"고 할 수 있다. 위 식을 풀면 필요한 시간이 나온다.

$$
T_N = \tau \cdot N \ln 2 \approx 0.69\,N\,\tau
$$

| 목표 정확도 | 필요한 시간 |
|---|---|
| 8 bit | 5.5 τ |
| 10 bit | 6.9 τ |
| 12 bit | 8.3 τ |
| 14 bit | 9.7 τ |

중요한 성질이 하나 있다. **정확도를 한 bit 올릴 때마다 τ의 0.69배만 더 기다리면 된다.** 시간이 bit 수에 비례해 늘 뿐, 두 배씩 늘지 않는다. 지수의 힘이다.

## pole, zero, −3 dB 주파수
같은 RC 회로를 주파수로 보자. 사인파를 넣으면 출력의 크기와 위상이 주파수에 따라 바뀐다. 이 관계를 ==전달함수== $H(f)$로 쓴다. RC 하나라면 다음과 같다.

$$
H(f) = \frac{1}{1 + j f/f_p}, \qquad f_p = \frac{1}{2\pi\tau}
$$

분모를 0으로 만드는 (복소) 주파수를 ==pole==이라고 한다. Bode 그림(로그 주파수에 dB 크기)에서 pole은 **기울기가 꺾이는 점**이다. pole보다 낮은 주파수에서는 크기가 거의 1이고, 높은 주파수에서는 주파수가 10배 될 때마다 크기가 1/10(−20 dB)로 준다. 정확히 pole 주파수에서는 크기가 $1/\sqrt{2}$(−3 dB), 위상이 −45°다.

==−3 dB 주파수==(대역폭)는 크기가 $1/\sqrt{2}$로 줄어드는 주파수다. pole이 하나뿐이면 pole 주파수와 같다.

$$
f_{-3\text{dB}} = f_p = \frac{1}{2\pi\tau}
$$

τ = 40 ns이면 약 4 MHz다. pole이 여럿이면 −3 dB 주파수는 가장 낮은 pole보다 더 낮아진다. 같은 pole 두 개면 그 0.64배다.

분자를 0으로 만드는 주파수는 ==zero==다. zero는 반대로 기울기를 +20 dB/dec 꺾어 크기를 다시 올린다. source follower에서는 입력이 $C_{gs}$를 통해 출력으로 바로 넘어가는 길이 zero를 만든다. pole과 zero가 가까이 있으면 크기 그림에서는 서로 거의 지워지지만, 시간 응답에는 천천히 줄어드는 작은 꼬리를 남길 수 있다.

[[lab:bode]]

시간으로 보든 주파수로 보든 같은 회로의 같은 성질이다. 대역폭이 넓을수록 빨리 정착하고, 동시에 더 넓은 범위의 noise를 통과시킨다(11장). 그래서 정착과 noise는 서로 당기는 관계에 있다.

## 경험 규칙의 의미와 한계
현업에서는 "τ의 몇 배를 기다리면 충분하다" 같은 경험 규칙을 많이 쓴다.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 유용하지만, 두 가지를 기억하자.

- 이 규칙은 **경로가 하나의 지수로 움직인다**는 가정 위에 있다. pole이 여러 개이거나, 큰 신호에서 slew가 생기면 필요한 시간이 더 길어진다(07장).
- 어떤 τ를 썼는지가 중요하다. 회로 전체에서 하나의 τ를 뽑는 방법(가장 느린 pole, Elmore 지연 등)마다 결과가 다르다.

> 주의: 경험 규칙을 만족했다는 것은 "대략 괜찮다"는 신호일 뿐, 실제 남은 오차가 몇 LSB인지 보증하지 않는다. 정확한 값이 필요하면 실제 회로의 응답을 계산하거나 측정한다.

## 핵심 정리
- 시정수 $\tau = RC$. kΩ × pF = ns.
- 남은 오차는 $e^{-t/\tau}$로 줄어든다. 로그 축에서 직선이다.
- N bit 정확도에는 $T_N \approx 0.69\,N\,\tau$가 필요하다. 한 bit 더 = 0.69 τ 더.
- pole은 Bode 기울기를 −20 dB/dec 꺾고, zero는 +20 dB/dec 꺾는다. pole 하나면 $f_{-3\text{dB}} = f_p = 1/(2\pi\tau)$.
- pole이 여럿이면 −3 dB 주파수는 가장 낮은 pole보다 낮아진다.
- "τ의 몇 배" 규칙은 단일 지수 가정 위의 어림셈이다.
